서울 1000가구 이상 아파트
올해부터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
건설업계 "공사비 올라 부담"
"태양광 패널을 아파트 옥상뿐만 아니라 측벽, 발코니에도 설치해야 간신히 기준을 맞출 수 있습니다. 미관상 안 좋을 뿐만 아니라 공사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죠."(서울의 한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
정부의 친환경 규제 강화가 아파트 공사비와 설계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충분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3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서울시 내에서 지어지는 10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건물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은 극대화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에너지 자립률이 최소 20% 이상이 돼야 제로에너지인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환경영향평가에서 이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정비사업지는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등 총 9곳이다.
대부분 최소 기준인 에너지 자립률 20%를 맞추는 데 급급한 상황인데 건설업계에선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선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다. 대형 건설사 설계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인증을 위해 10% 정도 공사비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제로에너지 인증을 받을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1.2배다. 이에 따른 사업성 향상으로 공사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인증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 없이도 다른 인센티브를 통해 상한 용적률을 모두 채울 수 있는 상황이라 큰 유인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에너지 자립률 20%를 확보하기 위해선 건물 외벽에 활용하는 태양광 패널, 이른바 BIPV(Building-Integrated Photovoltaic)가 필수인데 현재까지의 기술력으로는 장기 사용 시 변색, 내구성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게 건설업계 주장이다. 이 경우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하고 미관을 해쳐 주민들의 민원도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업계 입장은 이해하지만 2021년부터 발표했던 계획이고 이제 최저 등급부터 시작했다"며 "과도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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